블로그 이미지
darkshiny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생각노트'에 해당되는 글 6

  1. 2015.04.02 20150402
  2. 2015.03.30 20150330
  3. 2015.03.14 150314
  4. 2015.03.13 150313
  5. 2015.03.05 150305
  6. 2015.03.04 150303
2015. 4. 2. 08:27 생각노트
아름다운 거짓 혹은 추악한 진실
때론 알 필요가 없는 진실들이 나를 또 다른 생각의 굴레로 들어서게 만든다. 그 진실은 그 사람 혹은 세상을 향한 나의 시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선 새로운 감정을 강요한다. 진실이란 때론 사람을 한없이 힘들고 나약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래서 가끔은 아름다운 거짓이 추악한 진실보다 더 그리울때도 있다. 한 번 드리워진 막이 걷히면 다시 그 막을 내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실을 언제나 외면할 수 없는 까닭은 그래도 진실은 진실이라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한없이 추악할지라도 말이다.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330  (0) 2015.03.30
150314  (0) 2015.03.14
150313  (0) 2015.03.13
150305  (0) 2015.03.05
150303  (0) 2015.03.04
posted by darkshiny
2015. 3. 30. 21:45 생각노트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괜시리 마음이 설레인다. 평소에는 잘 걷지도 않는 길을 괜히 따라 걸어본다. 그 길을 따라 끊없이 늘어서있는 꽃들이 외친다. '오랜만이야. 그리웠어.' 나도 모르는 새 입꼬리가 스윽 올라간다. 슬며시 불어온 바람이 꽃잎 사이를 간지럽히고, 그 향기를 머금은 바람은 다시 나에게로 온다.

걷다가 길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진 벤치를 발견했다. 의자 위에는 그 새 나무가 지겨워진 꽃들이 뒹굴거리고 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코끝을 깨우는 봄의 냄새가 몸 속 저 깊은 곳까지 들어와 온 몸을 깨우고선, 겨우내 나를 괴롭히던 나태함을 날숨과 함께 내보낸다. 당연한 것이라 치부되었던 살아있음이 감사해진다. 또 한번 나는 봄을 맞이하였고 하늘은 따스한 햇살로 나를 반겨준다.

뜨거운 심장의 고동소리가 온 몸을 전율시킨다.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402  (0) 2015.04.02
150314  (0) 2015.03.14
150313  (0) 2015.03.13
150305  (0) 2015.03.05
150303  (0) 2015.03.04
posted by darkshiny
2015. 3. 14. 00:30 생각노트

인생은 마치 한 장의 천 같다.

수천개, 수만개의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하나의 조각을 만들고, 또 그 조각들이 모여 커다란 천이 된다. 그 천은 한없이 가벼워서 살랑이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나부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 천은 한없이 무거워서 아무리 세찬 바람에도 그 모양을 끄덕없이 유지한다. 찢기지도 부러지지도 않고 말이다.

각각의 실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 천의 빛깔은 수만개의 실들의 색깔에 따라 결정된다. 영롱한 무지개빛이 되기도 하고, 한없이 순수한 하얀색이 되기도, 끝없이 중후한 검정색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실들이 어떻게 엮이는가에 따라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가지런하고 반듯한 네모모양도 있고, 보는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꽃모양도 있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하학적 모양을 한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각각의 천은 하나도 같은 꼴이 없다. 모두 다 각자의 색과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바람에 나부끼고,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의 천도 평가할 수 없다. 그 천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추억과, 심지어 슬픔과 아픔까지도 고스란이 녹아들어 그만의 고유한 자태로 빛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씨실과 날실이 통과하는 조각 그 어느 곳에 서있다. 어떤 색의 실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엮어갈지는 나의 선택이다. 매 순간의 선택이 만들어낸 편린들이 모여 나의 그것은 이 세상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모양과 빛을 가지며 완성되어 간다.

언젠가 그 천이 완성되는 날, 그 마지막 씨실과 날실의 경계에서 나는 그 누구와도 비견되지 않는 영롱한 나만의 천을 가졌노라 외치고 싶다.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402  (0) 2015.04.02
20150330  (0) 2015.03.30
150313  (0) 2015.03.13
150305  (0) 2015.03.05
150303  (0) 2015.03.04
posted by darkshiny
2015. 3. 13. 16:27 생각노트

행복을 찾아서

나는 취업준비생이다. 조선일보에서 말하는 달관세대고, 중앙일보에서 말하는 오토리세대다. 말이 좋아서 취준생이지 사회통념적인 언어로 얘기하자면 백수. 그런데 어느날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말이야...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취준생이 아니야. 진짜 취업이 급하면 모든 기업에 다 지원해서 합격하는 곳에서 일해야하는건데... 너도 나도 사실은 하고싶은 일을 하려고 취업을 안하고 있는거잖아. 자발적 취준생이랄까?"

공채 시즌이 시작된 요즘 친구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봤다. 

일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삶이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한 것일까. 아니야,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그것이 또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던데? 아니면 어디든 나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에서 금전적 보상을 받고, 그 보상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아니 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회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 만이 행복일까?

얼마 전 업체 사장님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내 기준에서는 힘들고 괴롭기만 한 일이었고, 사회적인 기준으로 부도, 명예도, 권력도 가질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일을 하는 그 순간 그들은 즐거워했고, 그 후 밤 늦게까지 이어진 만담에 즐거워했고,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은 진심이었다. 그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인생은 행복해보였다.

사실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이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문제이기에 세상 그 누구에게서도 답을 찾을 수 없다. 나는 그냥 내 가치관에 맞게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다만, 이 것 하나는 확실하다.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고, 그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들이 허무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기에 그 유한한 시간동안 내가 하고싶은 모든 것들을 해봐야한다고. 비록 그것이 타인의 눈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치기로 보일지라도.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402  (0) 2015.04.02
20150330  (0) 2015.03.30
150314  (0) 2015.03.14
150305  (0) 2015.03.05
150303  (0) 2015.03.04
posted by darkshiny
2015. 3. 5. 21:34 생각노트
만년필을 샀다. 그간 사고싶었던 연필도 샀다. 물론 나는 아직 많은 돈을 버는 사회인은 아니므로 저렴한 것으로. 방문을 꼭 닫고 책상 앞에 앉아 필사를 했다. 밀란쿤테라의 '무의미의 축제'. 가슴 저 아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사각거림이 참 좋다.

무의미의 축제. 모순적이다. 의미가 없는것과 축제가 병치될 수 있는 것인가? 하지만 때론 이런 모순이 커다란 울림을 주기도 한다. 오래된 미래나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쌓여가는 매일은 오랜 세월과 함께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만, 사실 그 매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의미한 것들의 연속이기도 하다. 무의미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의미가 된다는 것이 실로 놀랍다.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무의미는 진실된 의미의 무의미가 아니다. 삶은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가지고 일상과 축제의 경계 또한 희미해진다. 바로 내가 숨쉬고있는 이 시간과 순간이 축제 그 자체가 된다.

'이제 나한테 하찮고 의미없다는 것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더 강력하고 더 의미심장하게 보여요. 하찮고 의미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속에도, 참혹한 전투속에도, 최악의 불행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걸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여기 이 공원에, 우리 앞에,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궁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그래요. 아름답게요. 바로 당신 입으로, 완벽한, 그리고 전혀 쓸모없는 공원... 이유도 모른채 꺄르르 웃는 아이들...
아름답지 않나요라고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들이마셔봐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봐요.'

무한한 우주. 그리고 그 속의 먼지같은 지구. 그리고 그 안에 살고있는 수십억의 인류. 그리고 나. 어쩌면 나의 본질 그 자체가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다. 그래도 내가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외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의미가 모여 결국은 우주를 만들고, 그것은 바로 일상적이고 무의미한 것들이 만들어낸 가장 큰 의미다.

고로 내 인생은 그 어떤 무의미한 것들 사이에서도 가장 의미있고 아름답다. 그래서 일상을 축제와 구분짓는 것이야말로 무의미하다. 내가 숨쉬는 바로 이 모든 순간은 축제다. 무의미의 축제.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402  (0) 2015.04.02
20150330  (0) 2015.03.30
150314  (0) 2015.03.14
150313  (0) 2015.03.13
150303  (0) 2015.03.04
posted by darkshiny
2015. 3. 4. 23:24 생각노트

오늘은 왠지 그 좋아하는 티비를 마다하고 싶어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의 향초를 켜놓고 따뜻한 이불 속에 온 몸을 맡긴 채 책을 펼쳤다. 그러다가 책의 이야기와 어울리는 음악이 문득 떠오르면 책은 저 멀리 덮어놓고선 또 음악만 하염없이 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 사각거리는 종이소리, 그리고 이따금 들려오는 음악소리. 참 감사하다.

해가 뜨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시계가 무색할 만큼 내 하루는 고요했다. 해질녘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를 가만히 바라보는 소녀의 눈빛과 같다. 아쉬움과 포근함이 충만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면증에 이골이 나다 못해 그냥 잠을 줄여버리기로 한 요즘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당장 내일에 대한 고민부터 내 인생, 우리의 인생, 그리고 세상의 평화까지 생각의 가지는 끝도 없이 뻗어나간다.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어왔는데 어쩌면 요즘의 나를 보면 사람도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좋아하던 나에게 언제부턴가 고요함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아무도 없는 , 그래서 누구의 시선도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곳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생각을 하는 꿈을 꾸곤 한다. 그래서 다음 내 여행지는 라오스였으면 하는 조그마한 희망사항이 생겼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용서되는 지상낙원에 꼭 가봐야겠다.

눈을 뜨면 오늘이 시작되고 눈을 감으면 오늘이 끝난다. 하지만 그 경계선이 모호해지기 시작하면 어제와 오늘, 나아가 내일의 경계선들마저 희미해진다. 그리고 그 시간의 덩어리들은 내 머릿속 어딘가를 온통 휘젓고다닌다. 그러다가도 어느샌가 하얗게 바랜 색과 함께 고요해진다. 그렇다고 그 고요함이 희미해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팠던 덩어리들의 색이 바래지면 그것들은 종종 아름다워지기도 한다. 사람은 원래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희미하게 옅어진 경계선들 사이로 잊고싶은 것은 잊고 즐거웠던 것들을 극대화시켜 하나의 드라마로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실로 사람의 기억은 진실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나는 때론 옅어진 실타래들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나 자신을 믿을 수가 없다.

따스한 이불과 볕좋은 베란다에서 말린 빨래 특유의 향은 언제나 나를 기분좋게 만든다. 그래서 오늘은 기분이 참 좋다.

'생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402  (0) 2015.04.02
20150330  (0) 2015.03.30
150314  (0) 2015.03.14
150313  (0) 2015.03.13
150305  (0) 2015.03.05
posted by darkshiny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