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30. 21:45
생각노트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괜시리 마음이 설레인다. 평소에는 잘 걷지도 않는 길을 괜히 따라 걸어본다. 그 길을 따라 끊없이 늘어서있는 꽃들이 외친다. '오랜만이야. 그리웠어.' 나도 모르는 새 입꼬리가 스윽 올라간다. 슬며시 불어온 바람이 꽃잎 사이를 간지럽히고, 그 향기를 머금은 바람은 다시 나에게로 온다.
걷다가 길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진 벤치를 발견했다. 의자 위에는 그 새 나무가 지겨워진 꽃들이 뒹굴거리고 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코끝을 깨우는 봄의 냄새가 몸 속 저 깊은 곳까지 들어와 온 몸을 깨우고선, 겨우내 나를 괴롭히던 나태함을 날숨과 함께 내보낸다. 당연한 것이라 치부되었던 살아있음이 감사해진다. 또 한번 나는 봄을 맞이하였고 하늘은 따스한 햇살로 나를 반겨준다.
뜨거운 심장의 고동소리가 온 몸을 전율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