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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14. 00:30 생각노트

인생은 마치 한 장의 천 같다.

수천개, 수만개의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하나의 조각을 만들고, 또 그 조각들이 모여 커다란 천이 된다. 그 천은 한없이 가벼워서 살랑이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나부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 천은 한없이 무거워서 아무리 세찬 바람에도 그 모양을 끄덕없이 유지한다. 찢기지도 부러지지도 않고 말이다.

각각의 실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 천의 빛깔은 수만개의 실들의 색깔에 따라 결정된다. 영롱한 무지개빛이 되기도 하고, 한없이 순수한 하얀색이 되기도, 끝없이 중후한 검정색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실들이 어떻게 엮이는가에 따라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가지런하고 반듯한 네모모양도 있고, 보는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꽃모양도 있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하학적 모양을 한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각각의 천은 하나도 같은 꼴이 없다. 모두 다 각자의 색과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바람에 나부끼고,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의 천도 평가할 수 없다. 그 천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추억과, 심지어 슬픔과 아픔까지도 고스란이 녹아들어 그만의 고유한 자태로 빛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씨실과 날실이 통과하는 조각 그 어느 곳에 서있다. 어떤 색의 실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엮어갈지는 나의 선택이다. 매 순간의 선택이 만들어낸 편린들이 모여 나의 그것은 이 세상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모양과 빛을 가지며 완성되어 간다.

언젠가 그 천이 완성되는 날, 그 마지막 씨실과 날실의 경계에서 나는 그 누구와도 비견되지 않는 영롱한 나만의 천을 가졌노라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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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rksh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