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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2. 08:27 생각노트
아름다운 거짓 혹은 추악한 진실
때론 알 필요가 없는 진실들이 나를 또 다른 생각의 굴레로 들어서게 만든다. 그 진실은 그 사람 혹은 세상을 향한 나의 시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선 새로운 감정을 강요한다. 진실이란 때론 사람을 한없이 힘들고 나약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래서 가끔은 아름다운 거짓이 추악한 진실보다 더 그리울때도 있다. 한 번 드리워진 막이 걷히면 다시 그 막을 내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진실을 언제나 외면할 수 없는 까닭은 그래도 진실은 진실이라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한없이 추악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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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rkshiny
2015. 3. 30. 21:45 생각노트

매년 이맘때가 되면 괜시리 마음이 설레인다. 평소에는 잘 걷지도 않는 길을 괜히 따라 걸어본다. 그 길을 따라 끊없이 늘어서있는 꽃들이 외친다. '오랜만이야. 그리웠어.' 나도 모르는 새 입꼬리가 스윽 올라간다. 슬며시 불어온 바람이 꽃잎 사이를 간지럽히고, 그 향기를 머금은 바람은 다시 나에게로 온다.

걷다가 길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진 벤치를 발견했다. 의자 위에는 그 새 나무가 지겨워진 꽃들이 뒹굴거리고 있다.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쉰다. 코끝을 깨우는 봄의 냄새가 몸 속 저 깊은 곳까지 들어와 온 몸을 깨우고선, 겨우내 나를 괴롭히던 나태함을 날숨과 함께 내보낸다. 당연한 것이라 치부되었던 살아있음이 감사해진다. 또 한번 나는 봄을 맞이하였고 하늘은 따스한 햇살로 나를 반겨준다.

뜨거운 심장의 고동소리가 온 몸을 전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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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arkshiny
2015. 3. 14. 00:30 생각노트

인생은 마치 한 장의 천 같다.

수천개, 수만개의 씨실과 날실이 교차하며 하나의 조각을 만들고, 또 그 조각들이 모여 커다란 천이 된다. 그 천은 한없이 가벼워서 살랑이는 바람에도 이리저리 나부낀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 천은 한없이 무거워서 아무리 세찬 바람에도 그 모양을 끄덕없이 유지한다. 찢기지도 부러지지도 않고 말이다.

각각의 실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 천의 빛깔은 수만개의 실들의 색깔에 따라 결정된다. 영롱한 무지개빛이 되기도 하고, 한없이 순수한 하얀색이 되기도, 끝없이 중후한 검정색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실들이 어떻게 엮이는가에 따라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가지런하고 반듯한 네모모양도 있고, 보는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꽃모양도 있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하학적 모양을 한 것들도 있다.

그래서 각각의 천은 하나도 같은 꼴이 없다. 모두 다 각자의 색과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바람에 나부끼고, 세상을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의 천도 평가할 수 없다. 그 천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추억과, 심지어 슬픔과 아픔까지도 고스란이 녹아들어 그만의 고유한 자태로 빛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씨실과 날실이 통과하는 조각 그 어느 곳에 서있다. 어떤 색의 실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엮어갈지는 나의 선택이다. 매 순간의 선택이 만들어낸 편린들이 모여 나의 그것은 이 세상 누구와도 다른 나만의 모양과 빛을 가지며 완성되어 간다.

언젠가 그 천이 완성되는 날, 그 마지막 씨실과 날실의 경계에서 나는 그 누구와도 비견되지 않는 영롱한 나만의 천을 가졌노라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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